[직진뉴스] 의대 진학 열풍의 어두운 단면

관리자
2023-02-16
조회수 497

매일 뉴스 읽기 힘들고 버거우시죠? 정보의 홍수 속에서 나에게, 우리 자녀에게 꼭 필요한 진로/ 진학 관련 뉴스만 엄선했습니다.


의사를 꿈꾸는 청소년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최상위권 이과학생 중 과거 카이스트 등 이공계 특성화대학을 진학하던 학생들의 비중은 점차 줄어들고 있고 반수나 재수를 통해서라도 의대를 가려는 트렌드가 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의사라는 직업이 갖는 장점을 뛰어넘는 직업군이 사실 거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인 것 같습니다. 더 나아가 의사라는 직업은 의대에 입학하는 순간 상당수의 변수가 제거되는 안정적인 트랙을 타는 것이라 이공계에 진학하여 학석 및 박사까지 마치고 기업체나 연구소를 들어가는 옵션보다 여러모로 장점이 더 큰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입니다. 


이공계 전공을 하고 사회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부모님들조차 자식들에게는 의사를 권하는 슬픈 현실입니다. 


의대진학 열풍을 다룬 최신 기사를 모아봤습니다.


1. 이공계 ‘블랙홀’된 의대…“의사만큼 못벌것” 너도나도 (2023.02.16)

“10년 이상 공부해서 이공계 박사 학위를 따더라도 의사만큼 연봉과 대우를 받을 수 있을까…. 불안감이 커지면서 다시 의대 공부를 하게 됐습니다.”


KAIST에 입학했다가 1년 만에 그만두고 2021년 서울 소재 의대로 진학한 이희원(가명·23) 씨. ‘이공계 꿈나무’로 통했던 이 씨는 재수를 해서 의대로 ‘유턴’했다. 그는 “전자공학이 적성에 잘 맞고 성적도 좋았다”며 “그럼에도 미래에 대한 불안이 컸고, 아버지마저 ‘재수해서 의대에 가라’고 하셨다”고 했다. 이공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려면 학부 졸업 후 석·박사, 박사후연구원까지 10년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 전문의가 되는 기간(10∼14년)과 큰 차이가 없지만 보상은 크게 낮다고 이 씨는 판단했다.


의사가 우리 사회에서 ‘안정적인 성공의 보증수표’로 인식되면서 의대는 이 씨와 같은 이공계 인재들까지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종로학원 등에 따르면 KAIST를 포함한 4대 과학기술원과 포스텍을 다니다 그만둔 인원은 5년간 1105명에 달한다. 이들 중 상당수가 의대에 진학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전국 영재고·과학고 입시 응시 인원, 4대 과학기술원과 포스텍 등록을 취소하는 인원,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에서 반수나 재수하는 인원을 합쳐 보면 한 해 전국 의대 입학 정원(3058명)과 대략 비슷하다는 게 입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과학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국가가 학비를 지원하는 과학기술원과 영재·과학고 이공계 인재들까지 의대를 선택하고 있는 셈이다.


동아일보가 이달 6, 7일 전국 14개 대학 의대생 246명을 설문조사한 결과도 이와 일치했다. 재수 이상과 편입 비율은 43.3%(109명)에 달했다. 영재·과학고(31명)와 자율형사립고(44명) 등 특목고와 자사고 출신이 30.5%를 차지했다. 한 의대생은 “18년째 의대 정원이 동결되면서 의사는 안정적이면서도 높은 소득이 보장되는 직업”이라고 말했다.


고교 성적이 최상위권인 이공계 학생들이 의대로 집결하는 현상이 심화되면서 사회 전체의 인재 배분도 쏠림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정호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는 “우수한 학생들이 의대로 몰리면서 진로 선택의 다양성이 사라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나로호 박사 9600만원 vs 개원의 3억… 연봉격차로 우수학생 쏠림


서울 상위大 학생들 “의대 갈것” 자퇴

반도체과 최초합격 전원 등록 포기도

의대생 48% “높은 소득 보장돼 선택”

미래산업 키울 인재수급 불균형 커져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과학기술이 발전해야 하는데, 똑똑한 아이들이 죄다 의대에 가면 산업이 골고루 발전할 수가 없습니다.”


이공대 교수들의 하소연이다. 의대는 통상적으로 6년 과정을 졸업하고, 국가시험에 응시해 의사 면허증을 취득하면 일정 수준 이상의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 보상이 따라온다. 고교 성적이 최상위권인 우수 학생들이 평생 직업으로 높은 소득이 보장되는 의대로만 몰려가자 과학기술 및 첨단산업 발전을 책임질 인력풀이 마르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최우수 학생 흡수하는 의대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서울 상위권 대학에서도 학교를 중간에 그만두는 학생은 2019년 2901명에서 2021년 4388명으로 51.2% 급증했다. 2021년 기준으로 이들 중 이과 비율이 75.8%에 달해 상당수가 의대 진학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반도체 관련 학과도 ‘의대 쏠림’의 여파를 피해 가지는 못했다. 삼성전자 계약학과인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는 올해 정시에서 사상 최초로 합격자 전원이 등록을 포기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삼성전자와 연계된 학과마저 의대 이탈을 못 막는다”고 밝혔다. 2030년까지 반도체, 배터리, 미래차, 디스플레이 등 4대 핵심 산업에서 약 7만7000명의 추가 인력이 필요하지만 이들 산업에 골고루 진출해야 할 인재들이 의대를 선택하는 셈이다.



의대 열풍은 사교육비 지출에서도 드러난다. 본보 설문조사 결과 의대생의 경우 고교 재학 기간 월평균 100만 원 이상의 사교육비를 지출한 비율은 44.3%(109명)에 달했다. 14.6%(36명)는 한 달에 사교육비로 200만 원 이상을 지출했다. 2021년 고교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41만9000원)의 2배 이상이다. 중2 자녀를 키우는 한 학부모(서울 서초구)는 “초등학교 때 중학교 과정을 전부 배우고, 영재고나 과학고를 거쳐 의대에 진학하는 코스가 ‘정석’인데 사교육 없이는 힘들다”고 말했다.


● 개원의 3억 원 vs ‘나로호’ 연구원 9600만 원

본보 설문조사를 보면 ‘의대 진학을 결심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8.4%(119명)가 ‘높은 소득 수준’을 선택했다. ‘입시 성적에 맞춰서’(42.6%), ‘아프고 어려운 사람을 돕고 싶어서’(37.0%), ‘높은 사회적 지위’(27.2%)가 그 뒤를 이었다.


보건복지부의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의사의 평균 연봉은 2억3070만 원이다. 개원의로 좁히면 2억9428만 원에 달한다. 반면 한국 최초 우주발사체 ‘나로호’를 쏘아 올린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정규직 연구원 1인당 평균 보수는 9595만9000원(2021년·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공시)에 불과하다. 박사급 연구원 초봉은 5000만 원대다. 의사와 공공기관 연구원은 안정성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소득은 2배 넘게 차이가 난다.


하지만 임상 의사로 활동하기까지 걸리는 기간과 박사 자격을 취득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비슷하다. 본격적으로 소득이 발생하는 전문의가 되기까지 대학 입학부터 10∼14년이 걸린다. 이공계 박사 자격은 대학 입학부터 10여 년이 소요된다. 서울 소재 의대에 재학 중인 배모 씨(29)는 2018년 KAIST 수학과를 졸업한 뒤 의대에 편입했다. 수학과 교수를 꿈꿨던 배 씨의 KAIST 졸업 학점은 4.3점 만점에 4.0점이었다. 배 씨는 “학부 때부터 공부를 잘하고, 유학을 다녀와 연구 실적을 쌓아야만 교수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엘리트 코스를 달려도 교수가 된다는 보장이 없다”고 말했다.


● 불확실성의 시대, 안정 찾아 의대로

높아진 의대 선호도는 경제 성장이 둔화되는 한편,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내 삶은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내가 챙기는 것’이라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전문직 자격증 선호도가 올라갔다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의사는 사회적 지위, 경제적 소득, 인지도 등 여러 측면에서 가장 평균이 높은 직업으로 꼽힌다. 의사 부모는 물론이고 이공계 박사 부모마저 의대 진학을 권하는 이유다.


김중백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한국 사회가 미래 지향적, 도전 지향적인 분위기가 아니다 보니 학생들이 미래에 대한 불안을 상쇄하는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동아일보 설문조사에서도 의대생들은 대다수가 미래의 모습으로 개원의(46.7%)와 교수(41.1%)를 선택했다.


의사과학자(4.1%)나 스타트업(6.5%) 등 사회 전체의 부를 창출할 수 있으나 실패 가능성이 높은 분야에는 진출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의학계 내부에서도 의대로의 인재 쏠림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지방 의대 관계자는 “이공계의 우수한 인재들이 경쟁해 어렵게 의대에 들어오지만 정작 꼭 필요한 필수의료는 공백이 생기고 있다”며 우려했다. 

출처: 동아일보


2. [포커스M] 명문대 졸업하고 다시 의대로…'의치한약수' 쏠림 왜? (2023.02.15)

힘들게 들어간 대학을 그만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접으면서까지 공부 좀 한다는 사람들이 의대로 몰리고 있습니다.
물론 직업 선택의 자유가 있지만, 이런 쏠림 현상은 국가적으로 부작용도 일으킵니다.
어쩌다 '무조건 의대'가 된 건지, 포커스M에서 박유영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기자 】
연세대 경제학과를 나온 29살 석승헌 씨는 직장 생활 6개월 만에 의대 진학을 결심했습니다.

▶ 인터뷰 : 석승헌 / 대학 졸업 후 치과대 진학
- "학벌만 가지고 취직이나 성공이 보장되는 시기는 부모님 세대가 마지막이었구나 그런 생각도 들고 (직장에선) 인생의 목표를 찾기 힘들었어요. (기계) 구성품 정도 되는 느낌이었고…."

결국 8년 만에 수능을 다시 치러 지난해 전남대 치의예과에 입학했는데, 의대로 몰리는 현실을 체감했습니다.

▶ 인터뷰 : 석승헌 / 대학 졸업 후 치과대 진학
- "올해는 현역(고3)이 저희 때보다 더 없는 것 같아요. (신입생) 3분의 2는 현역이 아닌…."

다른 학과에 합격해도 의대만큼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단 생각에 반수나 재수, 그 이상을 감내하고 의대를 지원하는 겁니다.

▶ 인터뷰 : 대학 자퇴 후 의대 준비
- "1~2년 정도 그렇게 (재수, 삼수) 해보는 게 크게 손해라는 생각 안 했어요. 의사가 되면 (안정적인 삶 등) 얻을 수 있는 게 많다 보니까 그 정도 투자는 해도 될 것 같다…."

이른바 '의치한약수'로 불리는 의대와 치대, 한의대와 약대, 수의대로 인재가 쏠리면서, 명문대의 자연계열 다른 학과는 해마다 수십 명씩 생기는 결원 관리에 비상입니다.

▶ 인터뷰(☎) : 서울 소재 대학 입학처 관계자
- "아무리 상위권 대학이어도 공통으로 가진 어려움인 것 같고요. 합격자 발표할 때 빠져나가는 학생들은 어떤 식으로든 감당이 되는데, 입학하고 나서 빠져나가는 학생들이 대학 입장에서는 더 큰 문제가 되는 거죠."

▶ 인터뷰 : 임성호 / 종로학원 대표
- "스카이 이공계에 합격해도 의대에 진학한다든지 지방권 어디(의대)에서 서울 수도권 어디(의대)로, 이런 도미노 현상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우수 인력이 의료계를 채우는 동안 반도체나 과학기술 R&D 등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다른 분야는 발전이 지체될 수밖에 없습니다.

▶ 인터뷰 : 이병훈 /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 "법조계나 경영은 과감하게 전문대학원 체제로 바꾸면서 공급을 많이 늘렸거든요. 그러면서 많은 변화를 만들어냈듯 (의사) 공급을 늘리면 현재 같은 희소 효과의 문제가 없어지지 않을까…."

고소득과 직업 안정성이란 의사직의 혜택을 다른 이공계 직군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출처:MBN

https://n.news.naver.com/article/057/0001722846?sid=102


3. 'SKY' 정시 합격자 1198명 등록포기…"의대 등 이탈" (2023.02.14)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등 소위 'SKY' 대학에 합격하고도 등록을 포기한 사람이 1198명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보다 142명 늘어난 수치다.

14일 종로학원이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의 추가합격자 발표 내용을 분석한 결과 최상위권 3개 대학의 정시 전체 모집정원 4660명 중 1198명(25.7%)이 등록을 포기했다.

서울대와 연세대는 이날까지 2차 추가합격자를, 고려대는 3차까지 발표했다. 추가합격자는 연세대가 596명(35.6%)으로 가장 많았고 고려대는 468명(28.5%), 서울대는 134명(10%) 순으로 나타났다.

연세대와 고려대는 지난해 같은 차수 기준으로 늘었으며 서울대는 소폭 감소했다. 지난해 서울대와 연세대는 3차, 고려대는 5차까지 추가합격자를 발표한 바 있다.

연세대 컴퓨터과학과(34명 모집)와 시스템반도체공학과(10명 모집)는 최초합격자 전원이 등록을 포기했으며 추가합격자도 등록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종로학원은 "정부의 반도체 육성정책, 삼성전자 등 대기업 연계에도 의대 이탈을 막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이과에서 문과로 교차지원이 늘어난 것도 등록포기자 증가의 한 요인으로 작동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세대와 고려대의 등록포기자가 지난해보다 늘어난 만큼 서울권 주요대학의 추가합격 인원도 덩달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각 대학의 합격선(커트라인)도 더 낮아질 수 있다. 

출처: 뉴시스

https://n.news.naver.com/article/003/0011692235?sid=102


4. 전교 1등 남편의 실직 충격..“애들은 의대 보내야” (2023.02.14)

사례 1) 주부 A씨는 아직도 남편의 '명퇴' 충격을 잊지 못한다. 전교 1등으로 고교를 졸업한 남편은 과학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 명문대 공대에 진학했다. 같은 학교 의대 수석 입학생의 성적과 비슷했다고 한다. 집안 사정으로 유학을 포기하고 대기업에 입사한 남편은 능력을 인정받아 임원 승진도 빨랐다. 하지만 사내 파벌에 휘말리면서 50대 문턱에서 조기 퇴직해야 했다. 한동안 실의의 나날을 보내던 남편은 중소기업에 재취업했지만 '과학자의 자부심'은 사라진 느낌이었다. 그보다 고교 성적이 뒤처졌던 동기들은 의대 졸업 후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2) 60대 후반의 의사 B씨는 공대 전자공학과를 지망했지만 성적이 안 돼 의대에 진학했다. 대학병원 교수로 정년 퇴임(65세)한 그는 다시 종합병원에 재취업해 지금도 환자를 보고 있다. 당시 공대에 진학했던 우수한 고교 동기들은 은퇴해 집에서 놀고 있다. B씨는 75~80세 정도에 완전 은퇴를 생각하고 있다. 그의 선배 의사들은 80세 넘어서도 일하는 사람이 꽤 있다.

3)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참석한 '제4회 청년 과학기술인 포럼'(2일)에서 청년 과학자들은 "어렵게 공부해 박사학위를 받아도 갈 곳이 없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선택할 수 있는 일자리의 폭이 좁고 연구 트렌드가 자주 바뀌어 대학원 졸업 후 진로가 막막하다. 과학발전을 위해 장기적인 연구를 하기가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위의 사례만 봐도 의대로 우수한 학생들이 몰리는 이유가 명확해진다. 의대 뿐만 아니라 치과대, 한의대, 약대로도 성적 좋은 고교생들이 몰린 지 꽤 됐다. 명문대 공대를 나와 대기업에 들어가도 40~50대에 '잘리면' 갈 곳이 마땅치 않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뛰어난 이과 인재들이 '평생 면허'가 부여되는 의료 분야로만 집중되고 있다. 의대 졸업 후 병원에 취업해서 상사 눈치 보기가 싫으면 당장 사표 쓰고 개업도 할 수 있다.

예전에는 고교 전교 1등이 의대보다는 이공계에 진학한 경우가 많았다. 1960년대는 화학공학과, 70~80년대는 물리학과, 전자공학과, 기계공학과 등이 고교 수석 졸업생들이 선호하던 이른바 인기과였다. 의대에도 우등생들이 진학했지만 이공계 열풍에 밀렸다. 거리마다 '과학 입국'(과학으로 국력 육성) 표어가 내걸리고 중고생들이 장래 희망으로 과학자를 꼽던 시절의 얘기다. 이공계는 대학 졸업 전에 대기업들이 스카우트 전쟁을 벌이고 취업해도 대부분 정년이 보장됐다. 정부출연연구소의 과학자 정년은 대학과 같은 65세였고 연봉을 더 많이 주는 곳도 적지 않았다.

이공계 열풍은 조선, 반도체, 스마트폰, TV-세탁기 등 가전 분야에서 세계 1위 시대를 여는 디딤돌이 됐다. 전교 1등들이 공대, 이과대로 몰려가 '과학 입국'을 이끌었다. 지금도 미국, 유럽 중심지에서 우리나라 전자제품 광고판을 보고 자부심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90년대 초반까지 소니, 도시바 등 일본 전자회사의 외주 생산기지였던 한국이 세계 1등으로 올라선 것은 중고생 때부터 꿈을 키운 청년 과학자들의 힘이 바탕이 됐다.

철옹성 같았던 이공계의 직업 안정성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명퇴'란 말이 처음 나왔던 1997년 IMF 외환위기가 분수령이었다. 기업이 구조조정을 빌미로 사내 과학자들을 내보내기 시작했다. 외환위기 이후에도 '명퇴 카드'에 재미를 붙여 수시로 연구 인력을 줄였다. 40대 중반에 회사를 떠나는 선배들을 보며 '과학 입국' 자부심은 사그라들었다. 너도나도 평생 직업이 보장되는 의사, 약사 면허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IMF 외환위기가 평생 직업이 보장되는 의료 분야 '면허증 전성시대'를 열었다.

'이공계 위기'라는 용어가 나온 지 25년이 지났다. 아예 포기한 것일까? 이공계 위기를 강조하던 그 많던 목소리도 잦아들었다. 우수 인재들의 집합소였던 공대, 이과대는 의대로 가는 중간 정거장이 되고 있다. 공대에 적을 둔 채 의대 진학을 위해 재수하는 대학생들이 늘고 있다. 미국 등 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이공계 인재들은 귀국하지 않고 현지에서 취업하고 있다. 한국 대학-기업의 복잡한 인맥 관계, 사내 정치가 싫고 언제 버려질지 모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과학 입국'을 주도했던 국내 과학자들은 설 자리를 잃어 가고 있다. 이제 중년이 된 과학자들은 미래가 늘 불안하다. 대기업 과학자들은 사실상 60세 정년도 보장되지 않는다. 40대 중반만 돼도 명퇴를 의식해야 하는 직종에 어떤 인재들이 지원하겠는가?

역량 있는 과학자들이 의사들처럼 나이 들어도 연구실을 지킬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줘야 한다. 사기업이 못하면 국회-정부가 지원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한국 과학기술의 미래를 위해서 이들의 노하우를 더 활용해야 한다. 뛰어난 과학자들이 자꾸 사라지는데 어떻게 과학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인가.

대기업에서 실직한 전교 1등 남편은 공부 잘하는 자녀에게 의대 진학을 권하고 있다. "아버지의 전철을 밟지 말라"는 것이다. 한때 과학자의 역할에 자부심을 가졌던 그는 고교 동창회에 나가면 풀이 죽어 돌아온다. 과학자 아버지가 자녀에게도 의사가 아닌, 과학자를 권하는 날이 다시 와야 한다.

곪을 대로 곪은 '이공계 위기'가 한국 과학계-기업 전반에 어두운 그림자를 짙게 드리우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일부 과학고 학생들은 숨어서 의사의 꿈을 키우고 있다. 차라리 '과학'이란 단어를 떼버려야 한다.

출처: 코메디닷컴

https://n.news.naver.com/article/296/0000063121?sid=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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